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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비하인드: 우리가 몰랐던 진짜 하루 일과

by 헤이주연 2025. 7. 28.

겉으로는 멋있어 보이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치열한 일상의 직업을 알아보려고 한다.

 

직업의 비하인드: 우리가 몰랐던 진짜 하루 일과
직업의 비하인드: 우리가 몰랐던 진짜 하루 일과

 

범죄의 이면을 읽는 사람 – 프로파일러의 하루

드라마 속 프로파일러는 늘 날카로운 직감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천재 형사’처럼 그려진다.
하지만 현실의 프로파일러는 감성과 직관보다는, 냉정한 데이터와 끈질긴 분석으로 움직인다.

프로파일러의 하루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시작된다.
범죄 현장에 출동해 피해자와 가해자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범죄 수법, 시간, 장소, 관계 등을 철저히 분석한다.
이를 통해 범인의 성향, 심리, 행동 패턴을 도출해 수사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성범죄, 연쇄살인, 방화 등 반복성과 계획성이 높은 범죄일수록
프로파일러의 역할이 중요하다.
단순히 범인을 ‘짐작’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과거 사례와의 비교, 통계적 접근, 행동과학에 기반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은,
이 일이 매우 고통스러운 정신노동이라는 점이다.
잔혹한 범죄 현장을 수없이 보고,
피해자나 유족의 진술을 듣는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프로파일러는 스스로도 심리 상담과 감정 조절 훈련을 지속적으로 받는다.
또한 범죄자와의 면담에서는 언어적 접근법이 핵심이다.
이들이 쉽게 말하지 않기에,
프로파일러는 범인의 세계관을 파악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한 베테랑 프로파일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범죄자와 싸우는 게 아닙니다. 범죄를 ‘이해’하려는 사람입니다.”
그들의 하루는 겉보기에 멋진 추리가 아니라,
어두운 현실과 치열한 싸움 속에서 완성된다.

 

방송의 흐름을 만드는 숨은 기획자 – 아나운서 작가의 하루

TV나 라디오에서 말끔하게 뉴스를 전하는 아나운서 뒤에는,
항상 조용히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아나운서 작가’다.
이들은 방송 대본을 쓰고, 인터뷰 질문을 구성하며,
현장 흐름을 매끄럽게 조율하는 방송의 숨은 키맨이다.

아나운서 작가의 하루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뉴스 작가의 경우, 새벽 5시 이전에 방송국에 도착해
그날 주요 뉴스를 빠르게 취합하고,
아나운서의 말투에 맞게 자연스럽게 구성된 대본으로 정리한다.
정보의 정확성과 표현의 유려함을 동시에 챙겨야 하기에
단어 선택 하나에도 수십 번의 수정을 거친다.

정보 프로그램 작가의 경우는 다소 다르다.
방송 주제에 맞는 아이템을 발굴하고,
해당 분야의 인터뷰이를 섭외하며,
사전 질문지와 예고 문구까지 작성해야 한다.
이 과정은 보통 한 회차당 2~3일 이상 소요되며,
기획력이 곧 방송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이름 없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힘이다.
많은 시청자가 “아나운서가 참 말을 잘한다”고 느낄 때,
그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작가의 손끝에서 나온 것임을 모른다.
하지만 그 무명의 노동이 쌓여, 방송은 살아 숨 쉬게 된다.

방송 당일에는 현장 통제자 역할도 한다.
급하게 변동된 멘트나 긴급 속보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바로 수정안을 작성해 아나운서에게 전달해야 하고,
시간 초과나 진행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계속 체크해야 한다.

카메라에 비치지 않는 자리에서,
아나운서 작가는 방송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조타수다.

 

색으로 세상을 설계하는 전문가 – 컬러리스트의 하루

우리는 매일 ‘색’을 보지만,
그 색이 어떻게 정해졌는지 생각해본 적은 많지 않다.
바로 그 작업을 하는 사람이 컬러리스트다.
이들은 제품, 공간, 브랜드의 정체성을 ‘색’으로 표현하는
감각과 전략의 전문가다.

컬러리스트는 단순히 색을 고르는 사람이 아니다.
고객이 의뢰한 브랜드나 제품이
어떤 감정,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길 원하는지를 분석한 뒤
그에 가장 적합한 색 조합을 기획한다.

예를 들어, 친환경 제품의 포장 디자인이라면
연두, 베이지, 올리브 등 자연과 연관된 톤을 선택하되,
경쟁 브랜드와 겹치지 않는 조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타겟 소비자의 연령, 문화적 배경, 트렌드를 고려해
색의 명도, 채도, 질감까지 설계한다.

컬러리스트의 하루는 보통 색채 트렌드 리서치로 시작한다.
국내외 유행 색상, 산업별 컬러 전략,
디자인 전시회 리뷰 등을 통해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트렌드에 맞는 제안서를 준비한다.

이후에는 실제 고객사와의 미팅을 통해
컨셉 보드, 시뮬레이션 이미지, 색상 조합 테스트 등을 제안하며
기획을 구체화한다.
그 과정에서 디자이너, 마케팅팀, 생산팀과의 협업도 필수적이다.

컬러리스트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미적 감각이 아니라,
색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전략적 사고다.
색 하나가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고,
브랜드의 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이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보이지 않지만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색.
그 이면에는, 하루 종일 색을 연구하는 컬러리스트의 손길이 있다.

 

멋지고 특별해 보이는 직업일수록,
그 속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고된 노력과 복잡한 과정이 숨어 있다.

프로파일러의 날카로운 분석, 아나운서 작가의 매끄러운 기획,
컬러리스트의 섬세한 색채 전략은
모두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세상을 조금씩 움직인다.

오늘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방송, 색, 뉴스 속에는
누군가의 묵묵한 하루가 깃들어 있다.

그들의 비하인드를 들여다보는 일은,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을 더 깊이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지도 모른다.